웹사이트가 느릴 때 “캐시를 지워보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개발자나 운영자가 아니라면 캐시가 정확히 무엇인지, 왜 지우면 빨라지거나 문제가 해결되는지 감이 안 올 수 있어요. 캐시는 어렵게 말하면 복잡하지만, 핵심 개념은 아주 단순합니다. 자주 쓰는 결과를 미리 저장해 두고, 다음엔 더 빠르게 꺼내 쓰는 것이 캐시입니다.
캐시는 왜 필요할까
웹서비스에서 느려지는 이유는 대부분 “매번 새로 계산하거나, 매번 멀리서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상품 목록을 보여주려면
- 서버가 요청을 받고
- 데이터베이스에서 상품을 찾고
- 가격, 재고, 할인 정보를 계산하고
- 결과를 화면에 맞게 만들고
- 사용자에게 보내야 합니다
이걸 방문자마다 매번 처음부터 하면 서버가 힘들어지고, 응답도 느려집니다. 그래서 “자주 반복되는 결과”는 저장해 두었다가 재사용합니다. 이게 캐시의 출발점입니다.
캐시를 가장 쉬운 비유로 설명하면
캐시는 “자주 쓰는 물건을 책상 위에 올려두는 것”입니다.
- 캐시가 없다면: 필요한 물건을 매번 창고(느린 곳)에서 가져와야 함
- 캐시가 있다면: 책상(빠른 곳)에서 바로 꺼내 씀
창고는 데이터베이스나 원본 서버처럼 느리고 비용이 큰 곳, 책상은 메모리나 브라우저처럼 빠른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캐시는 어디에 존재할까
캐시는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층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캐시 지웠는데도 그대로” 같은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1) 브라우저 캐시
사용자 컴퓨터(브라우저)가 이미지, CSS, JS 같은 파일을 저장해두는 캐시입니다.
다시 방문할 때 다운로드를 줄여서 빨라집니다.
2) CDN 캐시
CDN(엣지 서버)이 전 세계 곳곳에 파일을 저장해두고 가까운 곳에서 전달하는 캐시입니다.
이미지, 정적 파일, 때로는 HTML도 캐시할 수 있습니다.
3) 서버 캐시(웹서버/애플리케이션 캐시)
서버 내부에서 페이지 결과나 계산 결과를 저장해두는 캐시입니다.
예를 들어 “메인 페이지 상품 추천 결과”를 일정 시간 저장해두면, 매 요청마다 DB를 뒤지지 않아도 됩니다.
4) 데이터베이스 캐시
DB도 자주 쓰는 데이터를 메모리에 올려두는 캐시 기능이 있습니다. 조회 성능을 높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즉 캐시는 “브라우저→CDN→서버→DB”까지 여러 단계에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캐시가 속도를 높이는 방식 3가지
첫째, 다운로드 양을 줄입니다.
이미지나 파일을 다시 받지 않으니 네트워크 시간이 줄어듭니다.
둘째, 계산을 줄입니다.
서버가 같은 작업을 반복하지 않으니 응답이 빨라집니다.
셋째, 서버 부하를 줄입니다.
부하가 줄면 전체 사용자에게 안정적으로 빠른 응답을 줄 수 있습니다.
캐시가 문제를 만들 때도 있다
캐시는 “빠르게” 대신 “최신”을 희생할 수 있습니다. 운영자가 가장 많이 겪는 문제는 업데이트가 반영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대표 상황
- 파일을 수정했는데 이전 버전이 계속 보임
- 버튼/레이아웃이 바뀌었는데 일부 사용자에게만 예전 화면이 나옴
- 특정 지역에서만 오래된 콘텐츠가 뜸(CDN 캐시)
이건 대부분 캐시가 아직 남아 있어서 생깁니다. 캐시는 “저장 기간”이 있고, 그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저장된 것을 재사용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TTL이 캐시의 핵심 규칙
캐시는 영원히 저장하지 않습니다. “얼마 동안 저장할지”를 정하는 값이 TTL(Time To Live)입니다.
- TTL이 길면: 더 빠르지만 변경 반영이 느림
- TTL이 짧으면: 변경 반영이 빠르지만 속도 이점이 줄어듦
그래서 운영자는 속도와 최신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캐시 무효화(퍼지)와 버전 관리
운영에서 자주 쓰는 개념이 두 가지입니다.
- 캐시 무효화(Purge): CDN이나 서버 캐시에 저장된 파일을 강제로 지우는 것
- 버전 관리(Cache Busting): 파일 이름이나 쿼리스트링을 바꿔서 “새 파일로 인식”시키는 것
예: app.css?v=2 또는 app.2025.css
실무에서는 업데이트 반영 문제를 줄이기 위해 “버전 관리”를 자주 사용합니다.
결론
캐시는 자주 쓰는 데이터를 빠른 곳에 저장해두고 재사용해서 웹 속도를 높이는 기술입니다. 브라우저, CDN, 서버, 데이터베이스 등 여러 단계에 존재할 수 있고, 속도를 크게 개선하는 대신 “업데이트가 바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캐시의 저장 기간(TTL)을 이해하고, 필요할 때는 퍼지나 버전 관리로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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